top of page
이미지 제공: Ilya Pavlov

회원 광장

1.스키 방송사상 최초의 TV 중계.jpg

전국체전 동계 스키대회(1976년) 녹화 중계를 마치고
1975년 10월 영동고속도로의 전면 개통과 연이은 용평스키장 개장은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 대중화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KBS는 1976년 2월 초 용평스키장에서 거행된 전국체전 동계스키대회를 녹화 중계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방송 역사상은 물론 스키 경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위의 사진은 TV 녹화 중계를 마치고 슬로프 끝자락에 주차한 KBS 중계 1호차 앞에서 찍은 것이다. 왼쪽 분은 고인이 된 PD 이명환 선생, 오른쪽이 필자, 가운데 분은 중계방송을 취재한 조선일보 박갑철 기자이다.

 
48년 전 일로 대관령 지역의 엄청난 적설량과 혹한 속에 방송 장비의 설치와 운용 등, 처음 해보는 여러 경험들이 바로 엊그제 일처럼 느껴진다.

  
KBS강릉국 시절 라디오 스키 생중계

그런데, 나의 스키 중계방송 시작은 1968년 전국체전 동계 스키대회부터였다. 첫 발령지인 KBS강릉방송국 병아리 아나운서 시절, KBS강릉 로컬 방송으로 알파인 스키 중계방송을 시작했다.

 
스키 경기 시설이 전혀 없는 동네 산과 옥수수밭에 눈이 내리면 자연설 그대로의 슬로프가 만들어지는데, 바로 대관령 횡계리 앞에 있는 지르메(산)이 매년 2월에 열리는 전국체전 스키대회 경기장이 됐다. 선수들은 대관령 인근 강릉과 횡계리 주민, 도암면 등지의 청소년들이었다.

 
중계방송이 나가는 동안 내 집과 옆집 아이, 집안 친척 아이들의 이름이 나오자 주민들이 신기해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라디오 방송사
상 처음으로 스키 중계를 한 이런 내용은 대한스키협회 60년사에 기록돼 있다.

 
1968년에 시작된 동계 체전 스키 종목 라디오 중계 경험은 1976년 용평스키장 TV 중계로 이어졌고, 나는 한국 방송사
상 최초의 라디오·TV 스키 중계방송 아나운서가 됐다.

사진 한마디

이세진(전 KBS)

김채영(전 MBC)

1.임택근 모닝쇼, 양택식 당시 서울시장과 함께.jpg
2.임택근 모닝쇼, 군부대 위문.jpg
3.임택근 모닝쇼, 대한항공 CM을 생방송으로...jpg

1970년 4월 30일 <임택근 모닝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때의 사진이다. <임택근 모닝쇼>는 1969년 MBC가 TV 개국 프로그램으로 MC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건 최초의 아침 토크쇼였다. 그날 초대 손님으로는 양택식 서울특별시장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와우시민아파트 붕괴 사고 직후 새로 취임한 시장과 부실시공 방지 대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두 가지 에피소드가 담긴 사진도 소개한다. 제작팀과 함께 군부대(6사단?)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갖고 갔던 선물이 트랜지스터 라디오 20대. 라디오도 귀한 시절, 군 장병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는지 사단장이 무척 고마워했던 기억이 새롭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 TV CF(commercial film)가 많지 않던 시절, 프로그램 제작 협찬사였던 항공사를 홍보해 주기 위해 여자 MC가 비행기 모형 앞에서 생방송으로 CM(commercial message)을 대신했던 웃픈(?) 기억도 있다.

      
대학 졸업반이던 1967년 9월에 입사한 나는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 <6시의 희망곡> 같은 프로그램을 저녁 6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하면서 TV 프로그램 <임택근 모닝쇼>에 참여했다. 최고 인기 아나운서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저명인사들과 토크쇼를 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 작가가 없던 시절이라 새벽 6시에 출근해 방송 대본 직접 준비하고 생방송을 한 후에 저녁까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느라 아침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스트레스와 위장병으로 고생했다. 1년 6개월 정도 진행하다 프로그램을 그만두었다.

 
한 1년 정도 몇 개 프로그램을 더하다가 1972년 4월 퇴직했다. 입사할 때,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둔다는 각서를 쓰고 들어갔기에 만 5년을 못 채우고 방송사 생활을 마감했다. 방송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 프리랜서로 라디오 방송을 좀 더 하다가 ‘구산기획’이란 광고회사를 운영했던 기억도 새롭다.

   
50여 년 전 사진을 보며 방송 경험을 되돌아보니 자부심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MBC 여자 아나운서 모임 ‘초록회’와 ‘한국아나운서클럽’을 통해 그 소중한 경험을 즐거운 ‘수다’로 이어가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한 추억 쌓기일 것이다.

bottom of page